일생, 인생, 생명, 목숨, 수명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매번 느끼는 게 있는데, 한국어는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어휘가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객관적으로 하나 같은데, 각 쓰임이나 미세한 뉘앙스에 따라 다른 단어를 쓴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도 가르치기에는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ㅠㅠ

프랑스 남자 아노에게 ‘목숨’의 개념을 특별한 추가 설명 없이 몇 가지 그림을 제시했었는데, 한국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점점 그 뜻을 감으로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목숨이 위험해요.

암튼, 그저께 저녁에도 수업이 있었는데 또 ‘인생’, ‘생명’, ‘목숨’이라는 세 단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쉽게 몇 가지 단어로만 설명하는 게 짧은 시간 안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서 학생한테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 했었다.

*아래는 글쓴이 본인의 학문 목적으로 정리한 것임을 밝힙니다.

연세 한국어 사전

  • 일생: 평생. 살아 있는 동안의 전 생애.
  • 인생: 사람이 세상에서 살아 나가는 일.
  • 생명: 생물이 살아있게 하는 근본적인 기능과 힘.
  • 목숨: 동물이 숨을 쉬며 살아 있는 현상, 또는 그런 힘.
  • 수명: 사람이나 생물의 살아 있는 기간.
국립국어원 한국어 학습사전
  • 일생: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아있는 동안(One’s lifetime from birth to death).
  • 인생: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The process of a person living in this world),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While one lives).
  • 생명: 생물이 살 수 있도록 하는 힘(The power that enables a living thing to live), 무엇이 유지되는 일정한 기간(A certain period during which something is maintained).
  • 목숨: 사람이나 동물이 숨을 쉬며 살아있는 힘(The state of a human or animal breathing and staying alive).
  • 수명: 사람이나 동식물이 살아 있는 기간(The length of time during which a person or animal is alive).

연어 관계(Collocation)

  • 일생 + 동안, 에서(+ 가장)
    일생을 + 마치다, 바치다, 보내다, 통하다, 평가하다, 있다
  • 인생 + N = ~ 경험, 목표, 자체, 전부, 전체
    인생에 (+ 도움이 되다, 끼어들다), ~에서 (+가장)
    인생을 + AD = ~ 다, 더
    인생을 + N = ~ 대신
    인생을 + V = ~ 걸다, 만들다, 망치다, 바꾸다, 보다, 살다, 살아가다, 살아오다, 설계하다, 위하다, 이해하다, 인식하다, 정리하다, 좌우하다, 즐기다
    인생의 + N = ~ 동반자, 뜻, 목표, 반환점, 안식처, 의미, 전부, 진리, 황금기
  • 생명 + N = ~ 경시, 과학, 산업, 유지, 자체, 존중, 파괴, 활동
    생명을 + V = ~ 가지다, 걸다, 공경하다, 구하다, 담보하다, 바치다, 받다, 보호하다, 부여하다, 불어넣다, 빼앗기다, 살리다, 앗다, 얻다, 연장시키다, 연장하다, 위하다, 위협하다, 유지하다, 잃다, 잃어버리다, 잇다, 주다, 지키다, 탄생시키다, 파괴하다
    생명이 + A = 소중하다, 없다, 위독하다, 있다
    생명이 + V = 되다, 살다, 파괴되다
  • 목숨을 + V = ~ 건지다, 걸다, 구하다, 끊다, 내놓다, 돌보다, 바치다, 버리다, 부지하다, 사다, 앗다, 잃다
  • 수명이 + 길다, 늘다, 다하다, 연장되다, 짧다
    수명을 + 늘리다, 단축시키다, 연장시키다, 연장하다

연세대 문과 대학원 입시에 대한 짧은 경험담 & 학업계획서

올해 9월부터 대학원에 가게 되었다. 어릴 때 특별히 공부나 시험에 소질이 있었던 건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도 내 스스로가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사실이 얼떨떨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학부 공부는 계명대학교에서 경영정보학으로 끝냈고, 학부시절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둔 것으로 무역회사와 IT기업 몇 군데에서 밥벌이를 할 수 있었고, 마지막에 다니던 회사가 거의 정리 수순을 밟고 있을 때 그동안의 관심과 적성을 살려 한국어 강사 준비를 한 후 퇴사하였다. 콩알 만한 학원에서 정식으로 한국어 강사 커리어를 시작해서 더 큰 어학원까지 발전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왔다. 대학원은 그 발전을 거듭하다보니 또 다음 도전 거리를 찾게 되면서 시작된 것 같다.

대학원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게 작년 말이었는데, 외국어로써의 한국어 교육업에 약 3년 간 머물면서 아쉬웠던 점이나 앞으로 해보고 싶었던 건 많았지만 막상 ‘학업계획서’라는 한 편의 글로 승화할 만큼 구체적이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박식한 분야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에 한 번 좌절을 했었다.

아무튼 다른 사람들은 학업계획서 쓰는 데 보통 한 두 달 정도 걸렸다고 하는 것 같던데, 나는 넉 달에 걸쳐서 준비했다. 우선 나는 1차적으로 학부에서 뽐낼 만한 간판이 없었으므로 이곳에서 건질 것은 내가 졸업한 학과와 내가 앞으로 연구할 분야와의 연결점이라고 생각하고 이 연결점을 찾는 데에 집중했다. 그리고 글이라는 게 앉아 있는 시간만큼 써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다른 사람보다 명석하지 못하다는 전제하에 더 일찍 글을 시작했다. 글이 안 써지면 1~2주 정도 묵혀두었다가 다시 처음부터 읽어보니 구질구질한 미사 어구들이 더욱 선명하게 보여서 실제로 글을 쓴 시간을 합해보면 약 한 달밖에 안 되지만 그만큼 여유를 가지고 썼다. 붙고 싶었기 때문에.

2020년 후기 입시는 대략 이랬다. 참고하시길!

원서 접수: 5/11(월)~5/15(금)
서류 합격자 발표: 6/12(금)
면접일: 6/20(토)
최종 합격자 발표: 7/3(금)

내 생각에 학업계획서를 쓸 때 여유를 가지고 쓰면 좋은 점 중에 하나가 글을 쓰면서 점점 더 대학원에 가야할 목적과 목표가 선명해져서 면접 준비도 한꺼번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떤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정상인 것 같고, 순수한 학문적 열정이 있다면 대학원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깊게 공부를 해본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읽는 상대방의 입장과 학과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쓴다면 학업계획서는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내 안의 열정을 글이라는 단어들의 집합 안에서 녹여낸다는 것이 말도 안되게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결국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글의 틀을 먼저 잡았다. 입시 전문가 선생님들의 블로그와 실제 입학 경험담에서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들을 모두 받아 적은 후 목록화하고, 내 글 안에서 그런 것들을 찾을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썼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로 스펙 면에서는 다른 학생들보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글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었다.

아래는 내가 학업계획서를 준비할 때 참고 했던 자료이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봄. 🙂

학업계획서란?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의 학문 분야에 대해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 분야에 대한 열정과 안목을 통하여 자신의 가능성을 어필하는 글. 글쓰기 능력, 기호도, 가치관, 인성, 재치, 목표를 향한 열정, 창의성, 사고의 과정과 깊이뿐만 아니라 지원자의 학업수행 능력까지도 평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좋은 학업 계획서는 지망 동기에서 선명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 또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해야 하며, 열정과 진지함이 깃들여 있어야 한다. 즉, 기초가 특특하고 소질과 적성이 맞으며 학문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패기가 드러나 가능성을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학업 계획서이다. 그리고 미래의 진로 희망에 대해서도 믿음이 가야 한다. 

쓴 계획에 의거하여 공부하면 장래가 촉망되는 인재로 자라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글이다. 학업 계획서는 그런 믿음을 갖게 하는 글이다.

학업계획서에서 읽혀야 하는 것들

– 지원자의 지원 동기가 확실한가?
– 그 분야를 전공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은 갖추고 있는가?
– 그 분야의 공부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기본 자세가 되어 있는가?
– 지망학과의 학문적 특성을 알고 있는가?

학업계획서의 전체 구성 요소

– 지원학과가 본인의 적성, 소질, 장래희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가?
–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고, 그 학과에 대한 진학 열정이 다른 학생보다 강한가?
– 전공 선택 이유를 개인적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기술했는가?
– 왜 선택했는지, 왜 흥미를 느꼈는지 직접적인 동기를 구체적으로 서술했는가?- 학과에서 요구하는 특정과 관련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거나 또는 자신의 특성과 능력을 파악하게 된 동기를 솔직하게 기술했는가?
– 자기소개서에서 기술된 다른 항목들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일관성이 유지되는가?
– 미사 여구나 추상적인 어휘들을 과하게 사용하지는 않았는가? 일화를 중심으로 진솔하게 작성했는가?
– 지망하는 학문 분야의 안목을 보여주고 있는가?
–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글을 통해 알 수 있는가?
– 얼마나 준비가 철저했는지를 글을 통해 알 수 있는가?

재학 중 학업계획에 대해서 글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점

– 장단기 계획으로 나누어져 있는가? – 진학 이후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분야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되 기초적인 학습에서 전문적인 공부로, 단기 계획에서 장기 계획으로 학업을 중심으로. 
– 전문 분야에 대한 장황한 설명은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오히려 교수들에게 건방지게 보일 수 있음. 조금 공부가 부족하더라도 겸손하고 성실한 인상을 주는 것을 더욱 선호함. 그런 면에서 학문의 기초 영역에 해당되는 공부 계획을 언급했는가?
– 자신의 적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자격증은 어떤 것이 있는지 공부계획을 밝혔는가?
–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

졸업 후 희망 진로 및 포부

– 학문에 게으르지 않고 자신의 발전에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을 넣었는가? 장황한 것 보다 간략하게.
– 자신의 선택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설명했는가?
– 해당 학과에서 배운 지식을 사회에 나가면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마음가짐이 드러나는가?
– 자신이 선택하는 직업에 대한 강한 의미를 부여하고 해당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을 갖고 삶을 영위하겠다는 마음을 드러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직업만 언급하면 진부하니까)

마지막 확인

– 전공과 관련해 실천 가능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 전공에 대한 내용을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서술한다.
– 문장, 문맥, 어휘 등을 여러번 수정해 읽기에 매끄러운 글이 되도록 한다.
– 자신이 쓴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어야 한다. 면접 시 질문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 솔직하게 쓴다.
– 해당 분야에 헌신하고자 하는 지원 동기와 열의가 있어야 한다.
– 체계성과 실현 가능성을 갖춘 자신의 굳은 의지가 드러나야 한다. 
– 학문의 기본 자세를 지녀야 한다.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다. 너무 지나치게 해당 직업만을 의식하고 있다면 이는 대학이 학문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라 직업 양성소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된다. 따라서 너무 지나친 실용성 강조는 금물. 같은 의미로 보아 한 분야에 대한 지나친 집착도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 학문에 대한 기본 자세를 지니고, 겸손함과 성실함으로 열심히 해나가겠다는 뜻의 표현이 좋은 느낌을 준다.

외국어를 잘 하는 방법 (?)

한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아무래도 영어로 설명을 해야 할 일이 잦다. 그러다 보니 어떤 영미권 학생들은 나에게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 하느냐고 물어보는데, 그 때마다 드는 내 생각들을 대충 나눠보니 둘로 나뉜다. 하나는 ‘내가 그렇게 영어를 잘 한다고???? 세상에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또 하나는 ‘아하, 너도 한국어를 이 정도는 하고 싶은 거구나!’

출처: Pinterest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들이 하는 대부분의 질문이 ‘어떻게 한국어를 잘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함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정말 신기한 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물음에 대한 정답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며, 그 가장 단순하면서도 모두가 아는 방법을 잊어 버린다는 것이다.

꾸준함!

나는 오늘 꾸준함의 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느끼는 중이다.

오전 온라인 수업을 산뜻하게 마치고 다음 수업 준비를 위해 방을 옮기려는 그 순간. 갑자기 왼쪽 허리 춤에서 전깃불이 번쩍하는 느낌이 들더니 곧 머리 꼭대기에서 허리까지 피 대신 온 몸에 뜨거운 식초가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을 찌릿찌릿 받았다. 그리고는 온갖 종류의 비명을 지르면서 식탁 쪽으로 걸어 갔는데, 걸을 때 마다 허리에 힘이 조금이라도 실리면 허리에서 전기가 짜릿하게 느껴졌다. 다행히 남자친구가 금방 달려와서 따듯한 찜질과 마사지를 번갈아 가면서 해줬고, 진통제와 근이완제까지 꿀꺽 삼키고 나니 몇 시간 뒤 부축을 받아서 일어날 정도는 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허리 쪽에 오래된 척추 측만이 살짝 있다. 어릴 때는 턱을 괴는 습관이 있었고, 지금은 음식을 한 쪽으로만 씹는 습관을 못 고치고 있으며, 지하철에서 자리가 없이 서 있어야 할 때는 심지어 짝다리로 서 있는다. 가끔 나도 내 자세를 인지할 때가 있는데, 그 땐 짝다리 방향을 바꾸어 주는 것이 자세 교정을 위한 노력의 전부이다.

3~4년 전의 나는 무에타이와 헬스를 즐기는 도시 여자로서 청바지를 입은 내 뒷태가 스스로 봐 줄만 하다고 생각했고, 옷을 사러 갈 때면 가끔은 배꼽이 드러나는 상의를 입어서 내 복근을 자랑하고 싶은 충동도 있었던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전신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하니 그 때는 코어가 아주 튼튼했고, 내 평소 자세가 어떻든 간에 내 허리는 어떠한 시련에도 거뜬히 버텨 주었는데…

이게 웬걸…

한국어 가르친다고 매일 앉아 있고, 운동은 끊은 지 매우 오렌지… 그렇게 내 허리 근육은 무너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ㅠㅠ ‘오늘은 피곤하니까, 하루는 괜찮겠지’, ‘3개월 정도 운동 쉬는 거 별거 아니지’, ‘한 1년 쉴 수도 있지!’라고 나에게 끊임없이 면죄부를 줬었는데… 뚜둥…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게 되었다. 아무튼, 운동은 허리 통증이 낫는 순간부터 다시 할 생각이다!

나는 외국어 공부도 내 허리 건강과 비슷한 상황이지 않겠나 싶다.

왜냐하면, 외국어라는 게 사실상 한 문화의 습관과 약속이 모인 집합체이기 때문에 꾸준히 익히지 않으면 내 허리가 건강을 잃어버리듯 외국어 실력도 사용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금새 실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몸의 근육을 키울 때에도 작은 것에서부터 꾸준히 늘려 나아가야 후에 더 큰 무게를 손에 쥘 수 있듯이, 외국어 공부도 머리의 근육을 키우고 기억 세포들을 연결하는 물리적 과정이 꼭 동반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출처: 핀터레스트

최근의 일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내가 터키 여행을 가기 전에 했던 터키어 공부이다. 원래는 터키에 가기 6개월 전부터 터키 원어민 선생님을 알아보고 수업을 들으려고 했었는데, 온갖 핑계를 대며 대실패. 결국 터키에 가기 일주일 전 남은 4회 수업 티켓만 소진하고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기왕 하는 거 열심히 하자!’가 발동이 되는 바람에 다시 열공 모드로 전환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나에게는 한 없이 보면 볼 수록 생소한 발음과 글자를 가진 터키어도 충분히 익힐 수 있었다. 마음을 먹고 일주일 동안 계속 보고, 듣고, 따라하니 충분히 이해하고 알아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국 터키에 가서 공부한 것들을 120% 써먹고 돌아왔다! 자그마한 동양 여자애가 터키어로 “한국에서 왔어요. 조금만 깎아주세요.”라던지, “저도 만나서 반가워요!” 같은 말을 꽤 괜찮은 터키어 발음으로 외쳐주니 안 깎아 줄 수가 있나! 그렇게 나는 자연의 당연한 이치를 서른 두살에 다시 배운 것이다! 나는 그 순간 ‘아, 이렇게 하면 5개 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도 가능하겠다!’하고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영어를 배운 과정도 운동이나, 터키어 학습과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나는 절대적인 시간을 꾸준히, 그리고 많이 투입했다. 비록 일주일 동안이긴 했지만 매일 한시간씩 몰입해서 듣고, 따라하고, 써 보는 그 절대 공부 시간은 설렁설렁 공부한 한 달보다 더 농축된 것이었던 것이다. 나의 영어 공부 기간도 그 처음 시작과 끝을 이어보면 자그마치 10년이 넘는 세월이다. 사람들이 보는 이 10년의 기대치는 물론 높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그나마 이 정도의 실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몰입 학습 기간이었던 첫 2년 이후에도 끊임없이 방법이나 도구를 바꾸어 가면서 나는 한 번도 익히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그래서 나는 ‘꾸준함’을 믿는다.

학생들이 “선생님, 어떻게 중국어 공부를 하세요?”라고 물어봐도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냥 나는 “그동안 공부하느라 쓴 시간이랑 돈이 너무 아깝다!!”라며 포기하지 말자고 한다.

제발 포기하지 말자! 나도 포기하지 않을테다. 내 공부, 니 공부 전부!

Basic Korean expressions for feeling and condition (audio included)

기분이나 상태에 대한 기본 표현들 – Basic Korean expressions for feeling and condition

좋아요. – It’s good. 

행복해요. – I’m happy.

괜찮아요. – It’s fine. / It’s okay. 

별로예요. – Not good.

짜증나요. – I’m annoyed.

피곤해요. – I’m tired.

그저 그래요. – So so.

정신(이) 없어요. – It is hectic.

바빠요. – I’m busy.

좋은 스승의 조건

얼마전 유튜브에서 이지영 선생님이 하신 말을 듣고 솔깃해서 나는 요즘 책에 줄을 긋기 시작했다. 그 분이 말씀하시길, 책을 읽을 때 좋아하는 문장에 줄을 그으면서 보고 다시 읽었을 때도 그 문장을 기억하고 싶으면 또 다른 펜으로 줄을 긋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읽었다는 사실과 몇 가지 감정들은 남아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고 싶어도 짧은 구절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이던 찰나였다.

보통 나는 책을 읽고나면 내용을 기억하고 싶어서 필사도 해보고, 아니면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있는 장에 인덱서를 덕지덕지 붙이기도 한다. 확실한 효과는 아니었지만 내가 아는 선에서는 가장 괜찮은 방법들이라 생각했는데, 웬걸 ㅡㅡ 막상 줄긋기를 하면서 읽으니 집중도 잘되고 다음에 책을 폈을 때 내가 그어놓은 줄이 뙇 보이니까 완전 잘 기억나잖아!!! 책을 사서 제 값주고 되팔지도 못하는데 뭐하러 이제까지 책을 아꼈나 싶은 순간이었다.

아무튼 난 앞으로 책을 더럽게 읽을 것이다. ㅋㅋㅋㅋ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

2년인가, 3년 전쯤에 산 책이 있는데, 책 제목이 ‘어떻게 나를 지키며 살 것인가 – 무엇에도 지배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위한 20가지 사유의 힘’이다. 한 번 읽은 책인데 두번째 읽어도 너무 생소하다!! 책 내용이 좋았다는 느낌만 남았을 뿐. 😐

아무튼 시간이 지나서 같은 책을 다시 읽어보니 이해도 깊어지고, 어떤 내용은 내가 궁금해하고 찾고 싶었던 답을 말해주고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인 작가님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온라인 강의를 많이 하다보니 새로운 학생의 유입이 잦은데다 첫 수업은 항상 회사 면접을 본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수업이 많지 않은 초보 선생님 시절에는 ‘이 학생이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장 많이 장악했다. 지금은 경력도 조금 쌓였고, 강의도 자주 하다보니 오랫동안 함께한 학생의 실력이 지지부진할 때가 더 답답하다. 그래서 요즘엔 ‘좋은 교사는 도대체 뭐야?’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든다.

조제프 자코토는 프랑스 혁명 이후 부르봉 왕가가 복귀하는 바람에 당시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던 벨기에로 망명한다. 그리고 1818년 루뱅 대학 프랑스문학 담당 외국인 강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런데 그는 학생들이 쓰는 네덜란드어를 할 줄 몰랐고, 학생들은 그의 프랑스어를 알아듣지 못했다.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스승과 제자가 모인 ‘말도 안 되는’교실 풍경을 생각해보라. 어처구니 없는 상황 속에서 자코토는 프랑스어-네덜란드어 대역본으로 된 책 한 권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 그는 단어나 문법을 하나도 가르치지 않은 채 학생들이 스스로 프랑스어를 익히도록 책을 반복해서 읽혔고,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했다. 누가 보더라도 무지막지한 교수법이었지만 벨기에 학생들은 마침내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자기 무시로부터의 해방, 좋은 스승의 조건

age quod agis, 즉 네가 하는 것을 계속하라. “사실을 배워라, 그것을 따라하라, 네 자신을 알라, 이것이 자연의 진행방식이다.” 너에게 네가 가진 힘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게 해준 우연의 방법을 체계적으로 되풀이하라. 동일한 지능이 인간 정신의 모든 행위에서 작동하고 있으니.

자크 랑시에르 (1940~)

정말 당연한 사실인데도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다는 사실. 알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 적절한 긴장만 있다면 일일이 가르치는 스승이 없어도 혼자 충분히 배울 수 있다는 그 사실! 자크 랑시에르(Jacoues Ranciere)는 정말 좋은 스승은 가르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배우는 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느끼고 깨닫도록 도와주는 존재라고 한다.

사실 우리가 모르는 사실이 아닌데도 책에서 보니 또 새롭게 와닿는달까! 새기고 새겨야지.

진짜 가르침은 배우는 자의 자존감을 일으켜 세우고 자기 신뢰를 북돋우는 일이다.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가는 그 다음 문제이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우는 일이 진정한 배움이다. 참스승이라면 배우는 사람이 스스로를 해방하도록 온갖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것이 스승의 참된 몫이다.

흔히들 유명한 스승에게 배우려고 한다. 하지만 잘난 스승이 외려 배우는 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지식이 넘치는 스승은 제자들을 바보로 만들기 십상이다. 자신을 해방시킬 힘이 스스로에게 있음을 알려주는 게 좋은 가르침인데, 지식을 전수하려고 안달하는 스승은 끊임없이 제자를 바보로 만든다. 여기서 바보 만들기란 제자들의 이해력이나 탐구심을 떨어뜨린다는 게 아니라, 가르치는 자는 내리 가르치고 배우는 자는 내내 배울 수 밖에 없도록 위계 짓는 것을 말한다.

– 자기 무시로부터의 해방, 바보 만들기 교육

유식한 스승은 대답을 알고 있으며, 그의 질문들은 자연스럽게 학생을 그 대답으로 이끈다. 이것이 훌륭한 스승들의 비밀이다. 질문을 통해 그들은 학생의 지능을 조심스럽게 이끈다. 지능이 작동할 수 있을 만큼 조심스럽게, 하지만 지능을 그냥 내버려둘 정도까지는 말고.

자크 랑시에르(Jacoues Ranciere)

배움은 스승이 주는 지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내가 당신보다 아는 게 더 많으니 가르쳐주겠다는 발상 자체가 지식인들의 착각이자 교만이다. 자꾸 설명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듣는 이들의 무능력을 필요로 한다.

배움에서는 해방이 중요하다. 지식을 주입하는 것보다는 자신감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자유로워지는 것이 우선이다.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은 배워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이 진정한 해방이다.

– 자기 무시로부터의 해방, 바보 만들기 교육

Merhaba! – 터키, 이스탄불에서

카파도키아의 한 카펫 가게. 카펫을 사면 공짜로 무제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카펫을 안 사도 50리라(원화로 만원 가량)만 내면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다.

다들 잘 지내고 있지요? 저는 지금 이번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인 이스탄불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신경써주신 덕분에 보름 동안 한국 밖에서 여러모로 보충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지요. 남자친구네 식구들과 같이 여기에 오게 되었는데, 여행 막바지에 닿을 쯤에 와서 돌아보니 사실 제가 다녀온 도시나 유적지들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더 많네요.

그동안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너무 좋아서 일에 폭 빠져서 살았지만, 터키에 오고 나서는 일과 관련된 것들은 최대한 내려놓고 이곳의 공기와 분위기의 한 일부가 되어서 여기를 온몸으로 느끼려고 노력했어요. 카파도키아라는 돌산이 가득한 동네가 있는데 거기에서 안탈리아라는 바닷가 동네로 이동하자마자 바람 냄새가 다름을 느낄 정도로 빠져 지냈었지요. 지금도 여전히 몸과 마음이 터키에 있고요.

온통 바위산으로 뒤덮힌 카파도키아. 바위산 마다 굴을 파서 동굴을 만들어 놓은 관경이 정말 이국적이었는데, 미칠듯하게 더운 카파도키아의 더위도 동굴에 들어가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카파도키아의 햇살이 너무 따가워서 하루종일 스카프를 온몸에 칭칭 감고 다녔는데, 덕분에 피부에 하나도 탄 곳이 없었다. 이곳으로 여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라면 꼭 참고 하시길.

제가 한국에 돌아가면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몇 일전부터 여행과 업무를 조금씩 병행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하루 일정 중간 중간에도 급한 메일들이나 메세지에는 최대한 답장을 드리고 있고, 일정이 끝난 후에는 꼭 모든 메일에 답장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 답이 빨라서 조금 놀라셨을지도? ㅋㅋㅋㅋ

터키에서 먹은 것, 본 것, 즐긴 것, 느낀 것들 등을 사진으로 최대한 남겨 두어서 함께 공유하고 싶고, 저도 이것들이 평소에 즐기지 못하는 것들인지라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한 켠에 있는데요. 다른 이유도 아니고,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그 많은 사진 자랑을 못하네요. 지금 여기 시간이 밤 11시 41분이고요, 한국은 방금 확인해 봤는데 무려 오전 5시 41분입니다.

커다란 오븐 속 같은 카파도키아에서 날 초코 쿠키가 되는 것을 막아준 스카프! 더운 곳에 여행을 가야 한다면 꼭 챙겨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

포스팅 하나에 사진이 몇 장 없으면 너무 아쉬우니까 마지막 한 장 더 올렸어요.

아, 한국에 돌아가면 최근에 시작한 무료 한국어 구어 강좌 교과서도 만들어야 하고, 챙겨야 할 오프라인 & 온라인 과외 학생들도 있고, 물론 잡다한 일들이 조금 더 있고요, 심지어 8월에 시험도 앞두고 있는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 녜녜.

그 외에도 머릿속에서만 벌려놓은 일들이 많은데 올해 말쯤에 블로그 리뉴얼 다시 한 번 더 들어가면서 또 하나씩 바뀌어 가는 과정을 보시면 되겠사와요. 😀

항상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지켜봐주세요. 또 봐요 ❤

여행 터키어 w/ 타자로 칠 수 조차 없는 처음 들어보는 발음, 그러나 최대한 타이핑 가능한 한글로 표현하려고 노력해 봄.

난 요즘 여행을 앞두고 전혀 생소한 언어를 하나 배우는 중이다. 이 언어에 대해서 떠 올려보면 머릿속에는 어떠한 작용도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 아무것도 그려넣지 않아서 아무것도 없는 흰 도화지 같은 내 뇌에 한 단어씩 차곡차곡 넣어본다. 그러나 이것은 나에겐 언어이기보다는 마법 주문같이 들리기도 하고, 어쩔 때는 발음이며 억양이며 마치 외계인들이 하는 말 같이 들린다.

어느 정도 숫자는 세고 간단한 대화만 하는 것을 목표로 두 달 전에 시작했었는데, 개뿔. 난 여행 일주일을 앞두고 열심히 벼락치기를 하는 중이다! 비록 내 원대한 터키어 공부 계획은 망쳤지만 한 단어라도 내 말을 듣고 현지인들이 “오!”하고 반응해주길!

P.S. 터키어를 배우면서 한국어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의 심정을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힝.. 앞으로는 더 잘해줄 거야 ㅠㅠ 누군가 한글이 글자가 아니라 그림같이 보인다고 했었는데. 이제 이해할 수 있음.

merhaba [메르하바] – hello

selam [셀람] – hi

iyi günler [이이 귄라ㄹ~] – have a nice day / good day

günaydın [귀나이든] – good morning

tünaydın [튀나이든] – good afternoon / have a nice day

iyi akşamlar [이이 악ㅋ샴라ㄹ~] – good evening

iyi geceler [이이 게졔라ㄹ~] – good night

görüşürüz [궤뤼쉬뤼ㅅ] – see you

güle güle [귤레귤레] – goodbye

hoşça kal [호쉬챠칼] – (good)bye

anlamadım [안라마듬] – I don’t understand.

kendine iyi bak [켄디네 이이 박ㅋ] – take care (of yourself)

nasılsınız? [나슬스느ㅅ] – how are you? (formal)

kusura bakmayın [쿠수라 바크마읜] – sorry (formal)

evet [에벳ㅌ] – yes

hayır [하이ㄹ~] – no

pardon [파르돈] – excuse me

lütfen [뤼트펜] – please

teşekkür ederim [테쉐퀴ㄹ 에데름] – thank you

tamam [타맘] – ok

나는 부정주의자? 낙관주의자?

프리랜서 전향 후 한 해 동안 비루한 삶을 살다가 슬금슬금 월급이 오르더니, 2019년 그러니까 올해 4월에 처음으로 전 직장보다 많은 월급을 받아 보았다. 상환할 금액이 줄어들고 있는 마이너스 통장(이하 ‘마통’) 잔고를 보고 또 보며 스스로 흐뭇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번 달엔 결제 받을 것들이 한꺼번에 들어와서 그런거야, 다음 달엔 또 가난해 질 거니까 너무 흥분하지 말자.’라며 스스로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노력 했었다. 그러더니 또 5월 중순쯤 ‘마통’ 잔고를 확인했다가 또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월급이 들어와 있어서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그래서 요즘은 약간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나. 그렇다고 겉에서 보이는 삶이 더 윤택해지거나 달라진 것도 없지만, 그동안 잠도 줄여가면서 공부하고 수업 준비하느라 여러번 몸져 눕고 그 와중에도 ‘마통’ 잔고가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불안해 했던 지난 1년을 보상해주는 것 같아서 앞으로가 어떻든 간에 기분은 좋다.

기분이 너무나 좋은 이 와중에도 ‘다음 달엔 진짜 월급이 적어질 걸?’하고 최악을 생각해 버리는 나는 어쩌면 부정주의자 성향이 더 짙다. 너무 장밋빛만 생각하다보면 도저히 지금 일에 열심히 집중을 할 수 없어서 나는 항상 이렇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진짜 나쁜 버릇이지. 그래야 내가 미리 만들어 놓은 그 불안감이 다음을 준비할 연료가 되어서 나를 움직이게 하니까 나로서는 어쩔 수 없다.

올해 5월 스케줄. 매일 수업하고, 수업 끝나면 수업 준비하느라 바빠서 달리 공유할 일상도 없고, 화려하게 생긴 얼굴도 아니라 이거라도 찍어 올려 본다.

나는 현재 상황에서 좋아질 기미 조차도 보이지 않을 땐 ‘다 잘 될거야!’라며 심하게 낙관주의자가 되고, 상황이 좋아지면 겉으로는 그저 즐거워 보이지만 나는 속으로 가장 먼저 내려갈 준비부터 한다. 그래서 혹자는 내가 현재 상황에 대해서 너무 낙관적으로 본 나머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나에게 말한 적도 있고, 또 누군가는 지금 너무 잘 하고 있는데도 내가 겸손이 아닌 비관에 가까운 성향을 보인다고 말한 적도 있다.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느냐에 따라서 내 말도 달라질 것이고, 그에 따라서 상대방이 나를 보는 관점도 당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런 걸 잘 알면서도 나는 아부지한테 만큼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좋게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언젠가 동생이 명문대에 합격했을 때 아부지가 “너는 뭐하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아빠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아부지가 말씀 하실 때 표정과 말투와 상황을 짐작해 보았을 때 아마 ‘너는 뭐 이룬 것이 없느냐’는 투 였던 것 같다. 내 입에서 뭔가 멋드러진 대답이 나와야 아부지의 마음이 더 든든해지셨을 텐데 나는 비실비실하게 능글능글하게 “나??? 뭐 그냥 회사 다니지~~~”라고 해버렸다. 그게 사실이니까. 아부지는 혀를 끌끌 차면서 난 아무리 봐도 미덥지 못하다고 하셨다. 사실 내가 특별한 사람이어서 바라 보기만 해도 듬직한 장녀라면 좋겠지만 미덥지 못한 장녀인 것도 사실이니까. 그래서 아부지의 말씀에 말대꾸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냥 베시시 웃어버린다.

우리 아부지가 나에게 기대치가 거의 없는 게 확실해지니 그에 대한 부담감은 확실히 줄었는데,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넘나드는 내 이중적인 성향은 어느 상황에서도 나를 가만히 두지를 않는다. 이게 좋으니, 저게 안 좋은 건 세상을 사는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에 대한 기대치를 모조리 떨어뜨려 놓은 이 개떡 같은 상황에서, 아부지가 더 늙기 전에 나에게 조금이라도 ‘확실하게’ 믿을 거리가 생겼으면 좋겠다. ‘확실하게 믿을 거리’라는 것은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지금보다는 좀 더 돈을 더 잘 버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그렇게 되기 전에 지금보다는 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하겠다. 그렇게 되어야 나중에 시간이 더 지났을 때 아부지가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푹 의지하실 수 있을 테니까.

난 이제 수업 하러 가야 하므로, 여기서 급 마무리를 하겠다!

상징과 아마존의 ‘도어 데스크’

아마존 사원들의 책상은 길이가 보통 책상보다 반 정도 긴 두꺼운 원목이다. 도어 데스크라 불리는 이 책상에는 베조스 회장의 유명한 일화가 담겨 있다. 사원 수가 한 자릿수였던 창업 초기에 직원들의 책상을 구입하러 갔다가 책상보다 문짝의 가격이 훨씬 싼 것을 보고 문짝과 각목을 사서 책상으로 만들어 쓰기 시작한 것이다.(58쪽) 
박정준의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중에서(한빛비즈)

‘상징’은 함축적으로 의미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조직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상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존의 ‘도어 데스크’도 그런 기업의 상징물입니다. ‘검소함’의 상징입니다.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창업 초기 직원이 몇명 안 될 때 책상을 사러 갔습니다. 그런데 책상보다 문짝의 가격이 훨씬 싼 것을 보고 문짝을 사서 책상으로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책상보다 길고 두꺼운 아마존의 ‘도어 데스크’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도어 데스크야말로 검소함의 상징이며, 아마존은 고객에게 중요한 곳에만 돈을 쓴다는 의미에서 도어 데스크는 매우 중요하다.” 베조스의 이 말처럼, 아마존의 ‘도어 데스크’는 검소함의 상징이 됐습니다.  지금까지도 아마존에서는 인턴부터 회장까지 모든 사원이 도어 데스크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회의실 탁자도 도어 데스크를 이어서 만들어놓았습니다. 아마존의 구성원들은 매일 책상을 보면 ‘검소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겁니다. 지위가 높건 낮건 모두 같은 책상을 사용하니 직원들 간의 거리감을 없애는 효과도 있겠지요.

서울 특별시의 지역정보에 대해 알아보자!

○ 자치구 : 서울시에서 위임된 사무와 자치사무를 처리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로서 주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행정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424개 행정동이 있다. 

○ 서울행정구역의 변화 : 서울은 1949년 서울특별시로 개칭된 이래 행정구역에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1943년에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용산구, 성동구, 영등포구, 서대문구의 7개 구가 설치된 이후에 18개의 구가 더 추가되어 1995년에 25개 구, 522개의 행정동을 갖는 행정구역이 형성되었다. 그 이후에도 행정동의 설치, 폐지로 인해 2010년 기준 서울시의 행정구역은 25개 자치구와 424개의 행정동이 되었다. 

행정동은 행정의 편의를 위해 설정한 행정구역으로서 주민 수의 증감에 따라 수시로 설치 또는 폐지되어 왔다. 2012년에는 종로구 명륜3가동이 혜화동에 편입되어 행정동의 수는 423개가 되었다. 법정동은 법률로 정해진 행정구역으로 주로 예로부터 전해온 고유 지명을 명칭으로 하고 있으며 행정동에 비해 거의 변동이 없다. 2010년 서울시의 법정동은 467개가 있다. 

출처: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560